믹싱에서 위상(Phase)이 중요한 진짜 이유
소리가 얇아지는 원인은 EQ가 아니라 위상일 수 있다
믹싱을 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.
각 트랙을 하나씩 들을 땐 분명 괜찮은데, 모두 합치면 소리가 갑자기 얇아지거나 저음이 사라지는 현상.
EQ를 아무리 만져도 해결되지 않는 이 문제의 핵심에는 위상(Phase) 이 있습니다.
위상은 잘 보이지 않지만, 사운드의 밀도와 에너지를 결정짓는 아주 근본적인 요소입니다.
위상이란 무엇인가?
위상이란 소리 파형이 시간 축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를 의미합니다.
같은 소리라도 시작 지점이 미세하게 어긋나면, 두 파형은 서로 강화되거나 상쇄됩니다.
- 위상이 맞으면 → 소리가 두터워짐
- 위상이 어긋나면 → 소리가 얇아지거나 특정 대역이 사라짐
특히 저역에서는 이 현상이 훨씬 극단적으로 나타납니다.
위상 문제는 언제 발생할까?
위상 문제는 생각보다 자주, 그리고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.
- 멀티 마이크 녹음 (드럼, 기타 앰프 등)
- 같은 소스를 복제해 처리할 때
- 패럴렐 컴프레션
- 리버브·딜레이를 과도하게 섞었을 때
- 플러그인 지연(Latency)이 서로 다른 경우
즉, “뭔가 많이 쌓았을수록” 위상 문제는 필연적으로 따라옵니다.
위상 상쇄가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증상
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겪었다면, 위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.
- 저음이 갑자기 사라진 느낌
- 소리가 가운데에 모이지 않고 퍼지는 느낌
- 모노로 들으면 음량이 급격히 줄어듦
- EQ로 부스트하면 오히려 더 이상해짐
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**“소리가 나쁘다”가 아니라 “서로 싸우고 있다”**는 점입니다.
위상은 왜 EQ로 해결되지 않을까?
EQ는 주파수의 크기를 조절하는 도구입니다.
하지만 위상 문제는 시간과 파형의 문제입니다.
그래서 위상이 어긋난 상태에서 EQ를 아무리 올려도,
- 원하는 대역은 살아나지 않고
- 원치 않는 부작용만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.
이 때문에 실력 있는 엔지니어일수록
“EQ를 만지기 전에 위상을 먼저 본다”는 습관을 가집니다.
위상 체크 기본 방법
아주 기본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들입니다.
[위상 체크 체크리스트]
- 모노 버튼을 눌러본다
- 폴라리티(Ø) 버튼을 전환해본다
- 두 트랙을 번갈아 솔로로 들어본다
- 파형을 확대해서 시작 지점을 확인한다
특히 모노 체크는 위상 문제를 가장 빠르게 드러내는 방법입니다.
위상과 폴라리티의 차이
많이 혼동되는 개념이지만,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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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구분 | 의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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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위상(Phase) | 시간상 파형의 위치 차이 |
| 폴라리티 | 파형의 상하 반전(180도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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폴라리티는 버튼 하나로 바뀌지만,
위상은 미세한 시간 차이이기 때문에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.
위상을 이해하면 믹싱이 바뀌는 순간
위상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이런 변화가 생깁니다.
- 저음을 키우지 않아도 단단해짐
- 트랙 수가 많아도 답답하지 않음
- 컴프레서를 과하게 쓰지 않게 됨
- “왜 좋은 믹스는 편안한지”가 이해됨
이때부터 믹싱은 효과를 쌓는 작업이 아니라
충돌을 정리하는 작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.
정리하며
위상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,
사운드의 밀도·에너지·안정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.
좋은 믹싱은
“무엇을 더했는가”가 아니라
“무엇이 서로 방해하지 않게 했는가”에서 완성됩니다.
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위상 이해입니다.